홍콩 자유여행 둘째 날 저녁 식사를 위해 Lee Tung Avenue에 위치한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에 방문하였다. 홍콩에 와서 고기국수나 완탕면 같은 것만 계속 먹어서 좀 매콤한 음식이 먹고 싶어서 선택한 식당이다.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Modern China Restaurant)은 상하이 스타일의 중식당이다. 음식도 음식이지만 식당 외관이나 인테리어가 모던하고 깔끔해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반짝이고 화려한 홍콩의 밤거리에서 오붓하고 분위기 있게 데이트하는 느낌이 드는 레스토랑이었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한국인 관광객은 아무도 없었고 홍콩 현지인들과 서양인 관광객들만 있었다. 그래서 진짜 해외에서 여행 중인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여기는 홍콩 맛집을 검색했을 때 잘 나오는 식당은 아니었다. 가격대가 저렴한 편은 아니지만 이런 깔끔한 홍콩 식당에서 즐겁게 식사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운 곳이었다.
특별한 다이닝 경험을 할 수 있는 홍콩 맛집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가는길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은 홍콩 완차이 지역의 리퉁 거리(Lee Tung Avenue)에 위치하고 있다. 거리 이름도 무슨 중국 사람 이름 같다. 지하철(MTR)이나 트램, 버스 등 다양한 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다. 번화가에 있기 때문에 어떤 걸 타도 가까운 역에서 내려서 도보로 조금만 걸어가면 나온다.
지하철(MTR)을 이용할 경우 완차이 역(Wan Chai Station)의 D출구(Exit D)를 통해 나가면 된다. D출구에서 도보로 300미터 정도 걸어가면 식당에 도착한다.
트램을 이용할 경우 Swatow Street역에서 하차한다. Swatow Street역에서 내리면 한 블록 정도(200미터)만 걸어가면 도착한다. 트램은 성인 3HK$로 저렴하지만 속도가 느리고 에어컨이 없다. 탈 때마다 창문이 활짝 열려 있었다.
레스토랑까지 걸어가는 길은 골목마다 중국풍의 홍등이 걸려있었다. 커다란 붉은 용 장식의 조명도 있었다. 반짝반짝하고 활기찬 축제 분위기가 났고 길거리에는 장식품과 꽃을 판매하는 노점상도 보였다.
주변 풍경에 관심 없이 빠르게 이동하는 사람들은 현지 직장인 같았고, 사진을 찍거나 가게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관광객인 듯했다. 우리도 관광객답게 여기저기 고개를 돌려 구경하고 사진도 여러 장 찍으면서 천천히 걸었다. 지루할 틈 없이 걷다 보니 어느새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앞에 도착하였다.
- 주소 : Lee Tung St, Wan Chai, 홍콩
- 영업시간 : 오전 11:45 ~ 오후 10:00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입구
홍콩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Modern China Restaurant)의 입구이다. 지도만 보고 왔다가 가게 외관을 보고 약간 당황했다. 이제껏 홍콩에서 식사한 다른 음식점들은 약간 허름한 스타일의 가게들이었다. 우육면이나 완탕면을 후다닥 먹고 일어서야 하는 시장 감성의 식당 말이다.
그런데 여기는 깔끔하고 팬시(Fancy)한 스타일의 레스토랑이었다. 건물도 굉장히 이쁘고 모던한 느낌이었다. 알고서 찾아온 것은 아니지만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아졌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저녁 식사 시간대를 살짝 넘긴 오후 8시 반쯤이었다. 평일 저녁이라 그런지 웨이팅이 있진 않았고 대기 없이 바로 입장하였다. 전문적으로 보이는 직원이 친절하게 2인 테이블로 안내해 주었다.
매장 내부 모습
홍콩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매장 내부의 모습이다. 밝고 깔끔한 인테리어로 되어있다. 테이블에는 기본 식기들이 미리 세팅되어 있었고 테이블에 앉으니 유리컵에 미지근한 차(tea)를 따라주었다. 홍콩에서는 어딜 가든 생수는 안주는 것 같다. 향이 나는 차를 주거나 밀크티를 사서 마셔야 한다. 향수맛이 나는 차를 별로 안 좋아하는데, 다행히 향이 그렇게 강하지는 않아서 마시기에 무리가 없었다.
홍콩 식당에서 등받이가 있는 의자라니! 오랜만에 등을 기대고 앉아있는 느낌이었다. 거기다가 테이블 간격이 이렇게 널찍하다니! 다른 곳에서는 옆 테이블과의 간격이 너무 가까워서 젓가락을 뻗으면 남의 음식도 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무튼 모처럼의 여유에 우리는 낮 동안 쌓인 여독도 풀고 재밌게 대화도 하면서 느긋하게 저녁식사를 하였다.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메뉴
홍콩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대표메뉴로는 홍콩에서 역시 빠질 수 없는 샤오룽바오, 완탕면, 탄탄면 등이 있었고 면요리와 밥요리가 다양하게 있었다. 음식 사진이 자세하게 찍힌 사진 메뉴판이어서 주문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다. 또 한자로 된 메뉴 이름 아래에는 작게 영어로 음식 이름이 적혀 있었다.
테이블에 있는 QR코드를 폰으로 스캔해서 직접 주문을 하는 시스템이었다. 우리는 사진과 가격대를 보고 적당히 세 가지 음식을 주문해 보았다. 우리가 선택한 메뉴는 다음과 같다.
- 샤오룽바오 (Xiao Lung Bao) 5 pcs - 63 HK$ (한화 약 18,000원)
- 상하이 스타일 볶음면 (Fried Noodle Shanghai Style) - 138 HK$ (한화 약 24,000원)
- 쿵파오 치킨 (Kung Pao Chicken) - 122 HK$ (한화 약 21,000원)
총 323 HK$ (한화 약 56,000원)가 나왔다. 당시에 홍콩 관광진흥청에서 주관하는 홍콩 나이트트릿 바우처를 이용해서 할인을 받아 결제하였다. 나이트트릿 바우처는 홍콩 여행객에게 1인당 100 HK$을 주는 행사였는데 아쉽게도 2024년 3월 31일을 기점으로 종료되었다. 다만, 홍콩 관광청에서는 구디스 바우쳐, 나이트트릿 바우처 등 시즌별로 다양하게 이벤트를 진행하니 홍콩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체류 일정에 맞추어 혜택이 있는지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모던 차이나 레스토랑 후기
가장 먼저 샤오룽바오 5개가 나왔다. 샤오룽바오는 얇은 만두피 속에 육즙이 흥건하게 들어있는 게 특징인 만두이다. 샤오룽바오가 맛이 없을 수가 있을까? 거기다 홍콩 현지에서 먹는 샤오룽바오인데! 실패할 수 없는 맛이다.
함께 나온 투명한 간장소스를 살짝 떨어뜨린 뒤 충분히 식혀 한 입에 먹어보았다. 만두피가 부드럽고 육즙이 가득 들어있었다. 만두를 먹었는데 국물 요리를 먹는 것 같은 느낌이다.
상하이 스타일 볶음면은 약간 애매하다. 우동 굵기의 통통한 면발에 고기와 청경채, 양배추 등 야채와 함께 볶아져 나온다. 생긴 건 간장 소스나 데리야끼 소스처럼 생겨서 맛있어 보였는데, 먹어보았더니 전혀 그 맛이 아니었다. 단맛이 전혀 없고 엄청 기름지고 심지어 이상한 신맛까지 났다. 붉은 기름장 같은 소스가 함께 나왔는데 소스도 무슨 맛인지 잘 모르겠는 맛이다. 쌈장 맛도 아니고 된장 맛도 아니고 고추기름 맛인가?
알고 보니 상하이 볶음면은 '노유'라고 하는 중국의 다크 소이 소스를 이용해서 맛을 낸다고 한다. 달달한 일본의 야끼소바 맛일 거라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다. 상하이 볶음면을 처음 먹어봐서 내가 아직 식견이 부족한 것 같다.
양도 푸짐하게 나왔는데 나는 이런 맛이구나 정도로 맛만 보았다. 뭐든지 잘 먹는 그가 거의 다 해결하였다.
쿵파오 치킨은 다행히 내 입에 맞았다. 달달한 닭고기 맛이었다. 마냥 달기만 한건 아니고 말린 고추가 한가득 들어가서 매콤한 맛도 강하게 났다. 땅콩이 듬뿍 들어가서 이건 진짜 맥주 안주 각이었다.
근데 엄청 기름지고 화려한 맛인데 이걸 주식으로 먹을 수 있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기름이 많이 들어가고 느끼한 음식들이 많았던 것 같다. (어쩐지 뒷 테이블에 앉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이 계속 콜라를 주문했다.)
치킨이 반, 말린 고추가 반이었다. 말린 고추는 먹다 보니 너무 매워서 다 못 먹었고 닭고기와 땅콩만 다 골라서 먹었다.
배부르게 식사를 마치고 소화도 시킬 겸 주변 골목을 걸어 다녔다. 홍콩의 상징 빨간 택시와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낡은 건물들. 마치 흑백영화 같은 빈티지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주변에서 간간이 중국말이 들리지만 중국 같진 않았다. 한자와 영어가 뒤섞인 간판들도 그렇고 다닥다닥 들어찬 오래된 아파트들의 창문도 그렇고. 홍콩 같았다. 확실히 홍콩만의 독보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홍콩의 둘째 날 밤이 저물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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