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여행 가성비 맛집 소호거리 차찬탱 맛집 란퐁유엔 (LAN FONG YUEN) 위치, 메뉴

홍콩 차찬탱(茶餐庭)은 현지인들이 아침 식사로 즐겨하는 가벼운 음식과 차를 말한다. 한자를 직역하면 차와 밥을 파는 식당 정도의 뜻이다. 보통 홍콩식 프렌치토스트, 죽, 마카로니 수프, 라면과 밀크티, 커피 등을 판매한다.

출근 전 바쁜 아침 시간대에 저렴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 위한 곳으로 음식 나오는 속도가 빠르고 먹는 속도도 빠르다. 우리나라로 치면 일찍부터 영업하는 김밥천국 느낌이랄까.

다만 김밥천국 보다 훨씬 메뉴가 통일되어 있고 오래전부터 이어져와 일종의 홍콩만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땅값이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의 경우 주거공간이 좁아서 요리하기가 불편하고 맞벌이까지 확산되면서 아침을 밖에서 사 먹는 것이 일반화되었다고 한다.

홍콩 자유여행 중이라면 꼭 한번 가봐야 할 차찬탱 맛집 란퐁유엔 소호점에 들러 보았다.

 

란퐁유엔 소호점 위치

란퐁유엔(LAN FONG YUEN) 소호점 좁은 입구

란퐁유엔은 소호점과 침사추이점 지점이 두 군데가 있다. 우리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러 왔다가 주변에 있는 란퐁유엔 소호점으로 가보았다.

란퐁유엔 소호점은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중간쯤에서 내린 곳에 위치한다. 에스컬레이터를 빠져나가는 계단을 내려오면 바로 간판이 보인다.

아무래도 간판이 한자로 되어있어서 직관적으로 와닿지는 않기 때문에 확 눈에 띄진 않았다. 그러나 찾기는 아주 쉬웠다. 왜냐하면 오전 시간대라 주변의 다른 가게들은 문을 안 연 곳도 많았고, 여기만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었기 때문이다. 줄을 서있는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인이었다. 낯선 타지에서 만난 게 반갑기도 하고 동질감이 느껴지기도 하여 말을 걸 뻔했다.

 

웨이팅에 대한 안내 같은 건 전혀 없다. 직원으로 추정되는 분이 뭐라고 말씀하시긴 하지만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추측조차 할 수 없었다. 들어오라고 한 걸까? 기다리라고 한 걸까? 눈치껏 둘러보니 매장에서 식사하지 않고 포장만 할 수도 있는 것 같았다. 포장할 사람들은 주문 먼저 하라고 한 걸까? 뭐라고 했을까?

란퐁유엔 소호점은 입구가 좁고 매장 내부 상황이 어떤지 전혀 안 보인다. 그리고 대기줄도 좀 중구난방으로 서성거리면서 주변에 서있기 때문에 내 차례가 된 건지 들어가도 되는지 전혀 알 수가 없는 구조다. 우리는 눈치껏 우리보다 먼저 기다린 팀이 다 들어간 다음에 들어갔더니 딱 한 군데 빈자리로 안내를 해주었다.

 

란퐁유엔 소호점 · 2 Gage St, Central, 홍콩

• 주소 : 2 Gage St, Central, 홍콩
• 영업시간 : 오전 7:30 ~ 오후 6:00 (일요일 휴무)

 

 

란퐁유엔 소호점 메뉴

란퐁유엔(LAN FONG YUEN) 소호점 메뉴판

누가 봐도 외국인 티가 팍팍 나는 우리에게 알아서 사진 메뉴판을 가져다주셨다. 사진이 잘 나와있어서 원하는 메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하면 되었다.

란퐁유엔의 대표 메뉴는 다음과 같다.

• 홍콩식 프렌치토스트 (Tranditional French Toast with Coconut Butter)
• 버터연유번 (Crisp Bun with Butter and Condensed Milk)
• 파인애플번 (Pineapple Bun with Butter)
• 돼지고기번 (Pork Chop Bun)
• 밀크티 (Milk Tea)
• 커피 (Coffee)
• 레몬티 (Lemon Tea)
• 치킨누들 (Gilled Chicken Fillet with Spring Onion & Ginger in Soya Sauce)
• 돼지고기누들 (Gilled Pork Chop with Spring Onion & Ginger in Soya Sauce)

1인당 최소 주문금액은 40 HK$ (한화 약 7천 원)이다. 식사 하나와 음료 하나씩만 주문해도 최소금액은 쉽게 넘는다.

우리는 두 명이서 따뜻한 밀크티, 아이스 밀크티, 치킨누들, 홍콩식 프렌치토스트, 돼지고기번 이렇게 주문했다. 식사 메뉴 3개와 음료 2개를 주문했다. 메뉴 하나당 양이 그렇게 많지 않고 진짜 간단하고 가볍게 식사할 수 있는 정도이다.

다섯가지 메뉴를 주문하고 총 149 HK$ (한화 약 2만 5천원) 나왔다.

 

 

란퐁유엔 소호점 매장 분위기

손님들로 가득찬 란퐁유엔 소호점 매장 내부 모습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오전 10시 반쯤이다. 매장의 모든 테이블이 만석이었고 밖에서 기다리는 웨이팅도 제법 있었다. 혼자 온 손님이 먼저 들어갔고 일행의 경우 인원수대로 테이블이 비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매장 내부 분위기는 노포 감성이 물씬 풍긴다. 등받이 없는 간이 의자가 테이블에 다닥다닥 붙어있고 테이블은 칠이 벗겨져 세월을 엿볼 수 있다. 직원분들이 분주하게 주문을 받고 음식을 나른다.

 

같은 테이블에 함께 앉은 직장인은 모르는 사람이다.

란퐁유엔 소호점은 합석이 필수다. 무조건 합석해야 하고 2명만 앉을 수 있는 테이블은 없다. 합석을 처음 해봐서 불편할까 봐 걱정했는데 생각만큼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다. 직접적인 아이컨택이나 부딪힘은 없다. 그냥 다들 조용히 식사하시고 호로록 식사를 마치면 또 새로운 팀이 테이블에 앉는다.

현지인들은 대부분 혼자 오시고 일행이 있으면 대부분 관광객인데 높은 확률로 한국인이다. 우리 테이블은 6인 테이블이었는데 과반수가 한국분들이었다. 메뉴 선정도 거의 비슷하고 일단 음식 나오면 사진부터 찍은 뒤 식사하셔서 내적 친밀감이 솟아올랐다.

겁먹을 필요 없이 복작복작한 분위기에서 홍콩 스타일로 한 끼 식사를 해보는 즐거움을 느끼면 되겠다.

 

 

란퐁유엔 소호점 방문 후기

란퐁유엔 대표메뉴 홍콩식 프렌치토스트

홍콩식 프렌치토스트와 아이스 밀크티가 나왔다. 프렌치토스트는 란퐁유엔의 시그니쳐 메뉴이다. 계란물을 입힌 식빵 2장 위에 버터 한 조각이 올려져 나온다.

사실 한 입에 전류가 흐를 정도로 환상적인 맛은 아니고 예상가능한 맛이다. 우리도 집에서 해먹을 법한 계란물 적신 토스트 맛이다. 식빵 사이에 뭔가 가미되어 있는지 그냥 먹어도 은은하게 단맛이 났다. 테이블마다 놓인 메이플 시럽을 두어 바퀴 뿌려서 먹으니 더 달콤하고 맛있었다. 

 

란퐁유엔 돼지고기버거

의외로 가장 맛있었던 돼지고기버거. 들어간 재료가 별게 없고 햄버거빵 사이에 구운 돼지고기 한 덩어리가 들어있는 메뉴다. 심플하다. 근데 맛있다!

빵이 우리나라 햄버거빵처럼 부드러운 빵이 아니었다. 더 바삭바삭하고 단맛이 적은 빵이다. 반미 샌드위치 빵이랑 비슷한 느낌이다. 고기도 짭조름해서 한국에서 먹는 간식 같은 햄버거 맛이 아니라 밥에 가까운 맛이 났다. 

 

따뜻한 밀크티와 치킨누들

마지막 메뉴는 따뜻한 밀크티와 치킨누들. 치킨누들은 튀긴 닭고기와 계란 프라이가 올라가 있다. 면은 얇은 인스턴트 라면 면이다. 스낵면 정도의 굵기다.

달짝지근한 간장소스로 간이 되어있다. 단맛이 덜한 데리야끼 소스 맛이다. 한국인이라면 호불호 없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맛이었다. 색감이 희끄무리해서 좀 싱거워 보였는데 간이 딱 적당하게 잘 되어있었다. 겉도는 느낌 없이 면에 소스가 잘 배어있어서 마지막 한 입까지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따뜻한 밀크티의 경우 그냥 먹으면 진하고 단맛이 거의 없다. 아이스 밀크티는 설탕을 넣지 않아도 될 정도로 달콤했는데 따뜻한 밀크티는 향이 진하고 좀 쓴 맛이 났다. 테이블에 있는 설탕을 넣었더니 맛있어졌다.

 

홍콩 여행을 하면서 물보다 자주 먹는 게 밀크티였다. 밀크티 맛은 식당마다 조금씩 다 달랐다. 어떤 곳은 저지방 우유같이 밍밍한 곳도 있었고 어떤 곳은 보리차같이 구수한 곳도 있었다.

란퐁유엔에서는 진한 정통 밀크티를 맛보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애초에 란퐁유엔이 유명해진 이유도 바로 밀크티 때문이다. 1952년 작은 노점에서 시작하여 밀크티 맛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한다. 그 결과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명성이 이어져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란퐁유엔 소호점은 팬시(Fancy)하고 고급스러운 식당이 아니다. 소시민들이 대중적으로 즐겨 찾는 그런 일상적이고 친근한 식당이다. 홍콩이라는 도시의 한 조각을 엿볼 수 있는, 또 맛볼 수 있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홍콩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차찬탱 맛집 란퐁유엔에 들러보시길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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