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자유여행 셋째 날 아침 숙소를 나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향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홍콩의 관광 명소 중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긴 에스컬레이터이다. 총길이가 약 800m에 달한다.
중경삼림, 다크나이트 등 여러 영화 촬영지가 되면서 유명해졌다. 홍콩 여행을 준비하면서 예습을 위해 중경삼림도 일부러 찾아서 시청하였다. 홍콩을 배경으로 한 몽환적인 분위기, 몇 마디 없는 대사, 빠른 화면 전환, 마치 뮤직 비디오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1995년 개봉작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촌스럽지 않고 오히려 힙하고 감각적이었다.
근데 커트머리의 여성(왕페이)이 짝사랑하는 경찰관 남자(양조위) 집이 비었을 때 몰래 들어가서 집구경도 하고 청소도 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건 무단 주거침입 아닌가? 여자가 자기 맘대로 물건을 버리기도 하는데 남자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다. 경찰관인데 저렇게 관찰력이 없어서야... (이따위 생각이 드는 난 틀렸어...)
아무튼 커트머리 여자가 남자집을 훔쳐볼 때 이용한 에스컬레이터가 바로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이다. 홍콩 여행의 필수코스인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가는 방법과 방문 후기를 남겨본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가는 방법
1. 지하철(MTR) 센트럴(Central) 역에서 하차
지하철(Mass Transit Railway) 센트럴(Central) 역에서 내리면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로 갈 수 있다. 센트럴(Central) 역은 아일랜드선(Island Line)과 췬완선(Tsuen Wan Line)이 교차하는 환승역이다. 센트럴역의 Exit D2로 나가면 도보로 10분 내외로 도착한다.
2. 트램 이용 Gilman Street역에서 하차
트램은 홍콩의 독특한 교통수단이다. 조선시대 경성의 전차처럼 도로에 레일이 깔려있고 그 레일 위로만 왔다 갔다 하는 기차를 말한다.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에 일반 버스가 주된 교통수단이 되면서 사라졌지만, 홍콩은 현지인의 교통수단으로도 활발하게 이용되고 있다.
홍콩섬의 동쪽과 서쪽을 가로질러 운행하고 구룡반도 쪽은 운행하지 않는다. 요금은 3 HK$로 아주 저렴하다. 2층에도 좌석이 있어서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다.
트램을 탈 때는 뒷문으로 타고 내릴 때 앞문으로 내리면서 교통카드(옥토퍼스 카드)를 찍는다. 홍콩에 가기 전에 조사할 때는 버스는 승차할 때 찍어야 하고 트램은 하차할 때 찍어야 하고 엄청 헷갈렸는데 막상 가보니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따라 하면 된다. 트램을 탈 때 교통카드를 찍으려고 해도 찍는 곳이 없다.
폭이 좁고 세로로 높은 형태로 우리나라에서는 못 보던 탈 것이라서 확실히 신기하고 이국적이다. 덜컹덜컹하면서 저속으로 움직인다. 2층 좌석에 앉아서 창밖의 빌딩숲을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홍콩 여행 중에 트램은 한 번쯤은 타보는 것을 추천한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방문 후기
역에서 내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타는 곳까지 도보로 5분 내외를 걷는다. 약간의 오르막이 있다.
가는 길도 지루하지가 않다. 골목마다 아기자기한 상점들과 음식점들이 많고 젊은 활기가 넘친다. 소호거리와 벽화도 있기 때문에 볼거리가 많은 곳이다. 이국적인 분위기의 카페나 술집도 많아서 우리나라로 치면 약간 이태원 같은 느낌이었다.
홍콩 여행의 필수코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도착하였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하지만 지역 거주민들이 출퇴근을 위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곳이다. 사진을 찍으며 여행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직장인으로 보이는 로컬 주민들도 많았다.
에스컬레이터 구간도 있고 무빙워크 구간도 있었다. 한번 탑승하면 못 내리는 건 아니고 중간중간 내려서 계단으로 내려가는 출구가 있다. 중간에 내려서 주변 골목을 구경했다가 다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식으로도 가능했다.
에스컬레이터의 양 옆으로는 고층 건물이 빽빽하게 들어차있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다 보면 어떤 부분은 건물과 거리가 상당히 가까워서 건물 안에 있는 물건과 사람들이 보이기도 했다.
인구 밀도가 높고 물리적인 거리는 이렇게 가깝지만 홍콩 사람들은 철저하게 독립적이고 개인적이었다. 이동할 때나 걸어 다닐 때, 교통수단에 오르고 내릴 때 항상 적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질서 정연한 모습이었다. 마치 복잡한 도시 생태계 속에서 공존하기 위한 지점을 찾은 느낌이랄까. 붐비지만 시끄럽지 않은 그 무덤덤함이 인상 깊었다.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는 올라가는 한 방향으로만 운행한다. 내려올 때는 우측의 계단을 이용한다.
에스컬레이터의 방향은 이른 오전에는 내려오는 방향으로 운행된다. 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출근 시간에는 하행으로 운행하다가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상행으로 방향이 바뀐다. 오전 10시 이전에 방문할 경우 에스컬레이터 방향이 바뀌길 기다려야 할 수도 있으니 참고하자.
주변 거리를 정처 없이 걸어 다니며 구경하다가 타이콴(Tai Kwun) 헤리티지 앤 아트 센터에 들러 한 바퀴 돌아보았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연결되어 있어서 가다 보면 들어갈 수 있다.
이곳은 원래 구치소가 있는 센트럴 경찰서였는데 현대적으로 재건축하여 갤러리로 재탄생한 곳이다. 널찍한 광장 같은 공간이 펼쳐져있고 그 옆으로 아이보리 색감의 벽돌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여러 예술 전시와 공연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 사이에 고풍스러운 역사적인 건물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져 매력적인 곳이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와 주변의 센트럴 일대 거리는 홍콩을 여행한다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잿빛의 홍콩 거리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 트렌디한 브런치 카페와 아주 오래된 식당이 섞여있는 오묘한 곳이다.
홍콩의 이국적인 정취를 듬뿍 느낄 수 있는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에 꼭 방문해 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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