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홍콩 여행을 다녀오면서 가성비 항공권 그레이터베이 항공(Greater Bay Airlines)을 이용하였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홍콩의 저가 항공사로, 2022년부터 운행을 시작한 신생 항공사이다. 운영한 지 얼마 안 돼서 그런지 인터넷상에 후기가 많이 없었다. 우리나라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 제주항공 등보다 3만 원 이상 저렴해서 괜히 이상한 거 아닌가 걱정하기도 했는데, 결론적으로는 아무 문제 없이 쾌적하게 이용하였다. 하지만 불편한 점도 몇 가지 있었다. 홍콩 항공사 그레이터베이 항공 실제 이용 경험을 솔직하게 남겨보려 한다.
그레이터베이 항공 가격
그레이터베이 항공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가격 경쟁력이다. 인천-홍콩 직항 기준으로 다른 항공사에 비해 확실히 저렴했다. 우리는 2월 초 기준으로 2인 왕복 485,055원에 결제하였다. 1인당 약 24만 원가량 들었다. 토요일 인천공항에서 출발하여 다음 주 화요일에 돌아오는 3박 4일 일정이었다. 스카이스캐너, 카약으로 검색했고 여러 항공사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특가까지 뒤졌는데 그중 가장 저렴한 가격이었다. 주말이 포함되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제법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었다.
2024년 9월 현재 기준으로 검색해 보아도 그레이트베이 항공(민트색 비행기 날개 로고)이 최저가인 것을 알 수 있다. 비슷한 가격으로 진에어도 있지만 시간이 이상하다. 돌아오는 비행기 시간이 오전 2:00다. 저 비행기를 타려면 홍콩공항에서 노숙을 해야 한다.
그레이터베이 항공 체크인
홍콩 항공권 예약을 완료하면 이메일로 전자항공권이 첨부된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출발 24시간 전부터 90분 전까지 온라인 체크인이 가능하다. 보통 다른 항공사들은 온라인 체크인을 하면 모바일 탑승권이 바로 나오는데, 그레이터베이 항공의 경우 "온라인 체크인을 완료한 후 A4용지에 전자 탑승권을 인쇄하십시오."라고 적혀있었다. 온라인 체크인도 하고, 공항에서 실물 탑승권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이 점이 약간 불편하였다.
어차피 공항에서 탑승권을 받는 것이면 온라인 체크인은 왜 하는 것인가? 굳이 이유를 찾자면 온라인 체크인할 때 좌석을 선택할 수 있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3개의 좌석이 연달아 있고 복도가 있고 다시 3개의 좌석이 있다. 우리는 창가 측과 중간좌석 이렇게 연달아 앉을 수 있게 선택하였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운행한다. H30부터 H34까지가 그레이터베이 항공의 카운터였다. 카운터에서 미리 프린트한 서류를 보여주고 티켓을 발권받았다. 항공권이 저렴한 만큼 위탁 수하물은 포함되지 않은 상품이었다. 나는 옷을 많이 안 들고 다니는 편이라 별로 신경 쓰이지 않았다. 현장 카운터에서 수하물 추가를 할 수도 있지만, 미리 온라인상으로 추가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그레이터베이 항공 운행시간
우리가 이용한 항공편은 HB761. 오후 14:05에 인천을 출발하여 오후 17:15에 홍콩에 도착하는 비행기다. 비행기 출발 20분 전에 거의 모든 승객이 탑승 완료하였고 지연 없이 정확한 시간에 출발하였다. 예정 비행시간은 3시간 10분이었고 실제로는 10분 정도 더 걸렸다.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항공사들 제멋대로 출발도 안 하고 도착도 늦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약속을 잘 지켜서 운행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홍콩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도 역시 그레이터베이 항공을 이용하였다. 항공편 HB760은 오전 8:25에 홍콩 공항을 출발해서 12:55에 인천에 도착하였다. 그레이터베이의 인천-홍콩 노선은 하루 1번 주 7회로 운영되는데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가 오전 비행기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숙소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오전 6시에 홍콩 공항까지 갔다. 새벽시간이라 나이트버스를 타고 공항까지 갔는데 혹시나 늦을까 봐 아주 마음을 졸였다.
그레이터베이 항공 기내 서비스, 쾌적한 좌석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좌석이 깨끗하고 쾌적했다. 의자, 안전벨트 등 기내시설이 사용감이 많지 않고 새것처럼 유지되고 있었다. 모든 승객에게 330ml 생수를 한 병씩 제공해 준다. 종이컵에 따라주지 않고 페트병째 줘서 아주 편하게 마실 수 있었다. 또 모든 좌석에는 핸드폰 충전 단자가 있다. 이게 진짜 좋은 게 비행기 안에서 폰게임이나 드라마를 보다 보면 배터리가 닳아서 정작 비행기 내려서 지도를 본다거나 핸드폰을 써야 할 때 배터리 잔량이 아슬아슬한 경우가 있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안전하게 핸드폰을 충전기에 꽂아놓고 쓸 수 있어서 마음이 편했다. 충전기를 여행가방 깊숙이 넣지 말고 쉽게 꺼낼 수 있게 준비해서 비행기를 타는 것을 추천드린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을 이용하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승무원의 친절함이다. 승객 중 한 명이 핸드폰을 분실해서 작은 소동이 있었다. 그 승객은 중국 사람이었는데, 울먹이면서 승무원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자 모든 승무원이 좌석 주변과 가방을 확인해 주며 분실물을 찾아주려 애를 썼다. 다행히 공항 게이트 직원이 발견해서 전달했고 비행기는 무사히 출발할 수 있었다. 문제 상황을 적극적으로 해결해 주는 점이 기억에 남았다.
그레이터베이 항공은 전 좌석이 이코노미석으로 운영되는 저가 항공사이다.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훌륭한 서비스, 믿을만한 비행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대만족이었다. 가성비가 아주 좋기 때문에 다음에 홍콩 여행을 가더라도 고민 없이 그레이터베이 항공을 이용할 것 같다.
다만, 홍콩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항공편은 오전 노선밖에 없다는 점, 온라인 체크인을 하더라도 별도로 지류 티켓을 발권해야 한다는 점 등을 미리 알아두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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